우리는 태어날 때 빈손이었고, 결국 빈손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너무도 자주 듣는다. 그 말이 익숙해질수록, 내 마음엔 질문 하나가 남는다.
그렇다면 왜 이렇게도 '무언가를 갖고 싶어' 하는 걸까.
플라톤은 인간의 영혼 안에 욕망이라는 짐승이 산다고 했다. 그것은 먹고 싶고, 사랑받고 싶고, 남들보다 빛나고 싶다는 욕심이다. 하지만 그 욕망은 이성의 고삐가 없다면 쉽게 광기를 부른다. 그래서 우린 종종 사랑을 하다 망가지고, 더 나아지려다 무너진다.
불교는 말한다. 욕심은 고통의 씨앗이라고. 눈앞에 있는 것을 더 오래 잡고 싶고,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미리 원하다가, 결국 아무것도 움켜쥐지 못한 손만 남는다. 그런데도 이상하다. 그 욕망을 버릴 수가 없다. 아니, 버린다 한들 텅 빈 마음은 오히려 더 허전하지 않은가.
그러다 니체의 말을 떠올린다. 욕망은 죄가 아니라, 생의 힘이라고. 우리는 더 나아지기 위해 욕망하고, 더 사랑하기 위해 갈망한다. 그 뜨거운 심장은, 생명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증거다.
욕심이란,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닐지 모른다. 우리가 집착하는 것은 결국,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이기 때문이다. 다만 중요한 건, 그 욕심이 나를 살게 하느냐, 삼켜버리느냐의 차이일 것이다.
마르크스는 말했다. 자본은 욕망을 끝없이 조작한다고. 하지만 나는 믿는다. 내 진짜 욕심은 물건 너머, 돈 너머, 사람과 의미를 향해 있다는 것을.
어느 날, 문득 거울을 들여다본다. 눈동자 속에 무언가를 원하고 있는 나를 본다. 그건 돈도, 명예도, 승리도 아닌, 단지 '조금 더 나다워지고 싶은 마음'이었다.
그렇다. 어쩌면 욕심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은, ‘나를 이루고 싶은 간절함’일지도 모른다.